개화(開花) 개화(開花) 새벽이 흐르는 강에 어둠은 시린 몸으로 햇살로 시위 당기는 그 빛 속으로 간다 뿌연 수막 드리우고 둥근 수포들 속에서 생명을 채우는 이슬 방울방울 터지는 오늘 세상의 꽃들이 굴러 와 수포들 죄다 터트리는 봄꽃(春花) 봄은 새벽이슬 속에 일찍이 살았다.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3.20
별 별 들녘 하늘에 숨은 별 하나 아름다운 섬광 오래 전 어딘가에 살았을 그 별 하나 지금 정수리 위 성좌에서 빛납니다 이제 전설은 시작되고 생의 좌표를 그리며 별빛 따라 갑니다 마굿간 위에 빛나던 역사 저편 그 별 하나 우리에게 왔습니다. *프란치스코1세 교황님 착좌식 (2013. 3. 19) *성 ..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3.17
살아가는 동안-박찬현 살아가는 동안 어제의 표피가 오늘 빗속에 녹아 흐르고 우리는 내일이 봄꽃처럼 그렇게 오리라 믿는다 살아가는 일이 녹록하지 않을 수 록 미지의 시간을 내 건다 비록 세파에 흔들리는 시간 폭이 두어 마장 뛰어 넘어도 희망을 등촉에 밝힌다는 것은 아름다운 시간이다 젖은 땀 긴장한 ..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3.13
조화(리듬)-박찬현 조화(리듬) '물이 너무 맑으면 물고기가 모여 들지 않는다' 하니 수초사이 탁한 흐름도 한 세상 넉넉한 포용이다 그러나 유리처럼 투명한 일급수 속에 열목어 산천어를 살게 함이니 자연도 저 먼저 중용 인 것을 관대함을 수직 수평으로 엮어 어우렁더우렁 평직으로 사는 것 생명이 살아..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3.12
피에타의 봄 피에타의 봄 대지가 일거에 새 생명들 움트는 그 산실에서부터 불어오는 향기는 부드럽고 향긋한 생명의 향이다 태초이레 모든 탄생은 사랑과 따듯함 맑은 마음으로 흐르는 본성 생명의 본향은 이렇게 해맑은데 아직 겨울자락 속에 남은 북풍은 시리도록 차가운 비를 내려놓은 그 공간..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2.27
그분에게 가는 길 그분에게 가는 길 시절을 건너서 허기진 시간을 가로질러 걸어가는 몸은 자유이다 비록 세상의 고통 하나 입었으나 나의 그분 고통 하나 덜었다 오랜 시름에 절여져 질병을 입고 누웠을 때 머리맡을 지켜 준 분 지금 나는 그분의 신열 오르는 머리맡을 지키려 간다 삶의 그라프가 뚝 떨어..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2.21
길[십자가의 길] 길-[십자가의 길] 그 길은 날마다 가슴이 뜯기어 나가고 철렁이며 내려앉는 골육상쟁의 길이다 어제의 미소 속 평화는 오늘 번복된 배반 분명코 녹록하지 않은 비루한 음지의 고된 일상 세상지하 속에 점멸되며 고압전류 흐르는 死의 철조망이 울고 하얗게 나부끼는 영혼들 그 길을 걸어..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2.19
여행 여행 마음의 옷을 벗으면 투명하게 보여 지는 모든 것들 세상을 향한 세상에서 초청한 지상 삶에 부합한 옷 오래 동안 그 무게에 시달리면서도 영원히 입고 살아야 하는 그 주제를 박피한다 나로 부터 자유로운 오래전의 나를 벗어 긴 햇살에 걸어두고 자유로운 생명의 바다 깊은 곳 유영..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2.19
자리 자리 청소기 흡입구가 지나간 자리에 햇살이 고요하게 내려앉는 자리 하루가 지나가는 시간의 길목 육신을 세워 두고 마음을 찾는다 늘 육신과 마음의 자리에 햇살과 하루를 올려 두면서 정작 우리의 그분이 계실 자리를 구태여 만들지 않았다 생각으로만 그러했을 뿐 그분을 실로 염려..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2.16
4-섣달그믐 밤 섣달그믐 밤 그믐으로 가는 밤은 얇게 저며 낸 무우 날렵하게 채 썰어 도마 위 하얀 바늘 송송 그믐으로 가는 밤에 꽁지만 남은 하얀 무 등촉마저 휘청거리는 칠흑 밤 하얀 바늘 하나 둥둥 떠 있는 그믐으로 가는 밤에 메케한 등촉 꺼진 그을음 속적삼에 청보라 물 적시고 몸을 푸는 새해 ..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