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함께 살아가는 길 12-함께 살아가는 길 세상에는 자기의 몫인 삶의 무게를 묵묵히 지고 가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한 모습을 통하여 우리는 늘 새 마음가짐을 해 봅니다. 어느 누구에게나 감당하기 어려운 짐이 주어지기도 하겠지만 잠시 그 짐을 물끄러미 들여다보면 이러한 것이 보일 것입니다. 타는 ..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1.09
13-변주곡 13-변주곡 밤 세워 끓어오르던 용암 한 국자 퍼 올리듯 선연한 핏빛 가래 남양분유 깡통을 배불리던 내 할머니 요정 집 뒷골방 여윈 손 뼈 마디 굵은 동맥이 고통으로 감싸고 하얀 버선 위에 그려 낸 빨강 동백 지금은 잊혀진 버간디 빛 각혈이 버간디 빛 장미꽃 마주 할 때 마다 얼음 꽃 위..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1.07
14-모두의 마음 14-모두의 마음 모든 이의 마음은 따뜻합니다. 아름다워지고 싶고 멋있어지고 싶은 마음 저변에는 맑음이 존재하기 때문 모든 이의 마음은 나쁘지 않습니다 생각을 나누는 일과 생각을 일치 하는 곳에서 마음이 오해를 하고 이해 할 수 없는 담을 쌓은 것 가족과도 오해로 살고 자신과도 ..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1.06
15-여정 15-여정 사람이 살다가 이승의 개찰구를 지나 마지막 티케팅을 하는 시간 영혼은 만감이 오가지 않을까란 영하의 기온은 노숙자들 삶을 냉동시키고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시대의 초상 다양한 내용 안고 주검의 입장 이웃 어느 가장이 당시, 연탄가스에 절여진 채 새벽출근 길 시내 노변에 ..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1.04
16-계획 16-계획 한 장 백지에 그려진 삶에서 묵향도 나고 더러는 담채 번지는 꽃무리 그렇게 간단한 생이면 얼마나 좋을까 살아 온 만큼 무게로 창 너머 미지가 설핏하다 그냥 다가오는 모양새들 질감이야 어찌 되었건 포옹해야 하리라 눈 뜬 청맹과니라 한들 그렇게 살았고 살아가는 일 계획은 ..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1.04
17-늙은 호박 [사진출처-네이버] 17-늙은 호박 마트에 젊잖게 줄지어 앉은 누런 늙은 호박 덩이들이 찬바람 이는 세월 사이 비집고 훈훈한 품으로 다가오시는 내 할아버지이다 월남에서 살아 돌아온 삼촌이 귀국 선물한 라디오를 베고 누우시면 세상사가 직사각 상자에서 해박히 들려 준 암스트롱이 달.. 내 작품방/詩 마당 2012.12.29
18-생각의 차이 18-생각의 차이 어떤 이는 하나의 화두(話頭)를 몰입 정점에 불같이 영혼을 사르고 어떤 이는 하나의 화두(話頭)를 한 발 물러나 느긋이 관망을 하는 작살 같은 직선과 물 흐름 같은 곡선은 무척 다르지만 세월이 바람처럼 인생을 스쳐서 가 버린 후 두 정점이 만나는 곳 타오르던 불꽃 화.. 내 작품방/詩 마당 2012.12.29
19-보리밥 19-보리밥 보리밥을 지을 때 보리쌀은 한 차례 푹- 삶겨 내어서 가마 솥 맨 아래 삶은 보리를 펴고 그 위에 쌀을 안친다. 한 번만 삶은 보리는 탱글탱글하여 편치 않다 가마솥이라 할지라도 푹 퍼지고 또 퍼져서 감칠맛이 나는 보리밥이다 퍼질 대로 퍼져야 비로소 제 모습 찾는 보리는 이.. 내 작품방/詩 마당 2012.12.27
20-기억이 살고 있는 종소리 20-기억이 살고 있는 종소리 많은 기억 가운데 뇌리에 좌중한 것은 아주 특별한 것이다. 성장한 마을에 교회가 있었고 잘 알고 지내는 이웃 아저씨가 새벽마다 교회 종의 줄을 당겨 무쇠로 된 종을 친다. 그 종탑에서 울려 퍼지는 종소리는 마음을 맑게 했다 어느날 그 아름다운 종소리가 .. 내 작품방/詩 마당 2012.12.26
21-향수 하나 21-향수 하나 일상의 횡선 너머로 꼬리를 감추는 황혼 가슴에 품었던 유년 그 기억도 지고 있는 반닫이 궤짝 속 오래 침묵하던 레이스 그물코 이어진 세월은 향수가 무늬 속에 살고 한 장 들춰 낼 때 마다 고운 추억이 세월 안고 레이스 위에서 서성인다 처음 등불 같은 꿈들이 한 코를 뜰 .. 내 작품방/詩 마당 2012.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