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 학(鶴) 오래된 전설 하나 깃털에서 자라고 그 세월 간직한 채 계절을 몰고 오는 철새 주검 속에서도 영원불멸 유영하며 운해(雲海)를 가르는 불로장생 영험한 화조도(火鳥圖) 완덕을 향한 수행 길 선비의 덕목 일러주는 품성의 기반 이런가 자연 속에서 빚어 나온 빛나는 순결 무릇 배움이.. 내 작품방/詩 마당 2012.12.21
우리는 우리는 우리는 모두 호흡처럼 들숨 날숨으로 왔다가 어느날 조용히 갑니다 밀려오는 시간의 발걸음 밀려가는 시간의 그림자 하염없이 이어지는 굴레 시간의 여백은 영혼의 자리 하루를 보내고 쉼터 속으로 돌아가는 땅거미 내린 곳 오늘을 고맙다며 손잡아 주고 호흡을 정돈하는 시간의.. 내 작품방/詩 마당 2012.12.18
길 위에서 길 위에서 바람이 걸어가는 길 우리도 걸어가던 길 달빛이 흘러가는 길 우리도 걸어가던 길 세상으로 향한 길 무리지어 걸어가는 길 숲속으로 향한 오솔길 홀로 호젓이 걸어가는 길 벼슬에서 낙향한 선비의 길 침묵의 사념으로 걸어가는 길 하 많은 길 가운데 유독 아름다운 길은 모든 이.. 내 작품방/詩 마당 2012.12.18
겨울 나무 겨울나무-2 설한풍 백지 위에 긴 팔을 뻗치고 선 겨울 나목의 가지 멧새들 이리저리 날아 자리를 옮겨 앉는 나무는 피곤하다 뿌리 내린 흙에서 수액 마중하던 시간도 현기증에 삭정이가 되고 메마른 거죽은 홀로 이고픈 눈 덮인 저 산야에 길게 누워 긴 수면 속 꿈길 무한 걷고픈 겨울새들.. 내 작품방/詩 마당 2012.12.16
회포(懷抱)-박찬현 회포(懷抱) 겨울 강은 따스한 가슴 동여매고 출렁이며 흐르느니 파란 새벽이 자맥질 하는 낙동강 꿈 하나 곤히 잠든 얇은 물안개 너울거리는 가녀린 싸리나무 가지에 만개한 상화(霜花) 명주 도포자락 휘날리며 오실 정인 화선지 주야장천 펼치고 무릉도원 그리느니 鶴 한 쌍 날아가는 창.. 내 작품방/詩 마당 2012.12.13
전설이 된 그리움 전설이 된 그리움 어느 한 날 꿈결에 푸른 너울 내리고 고운 신부가 걸어오던 그 첫 사랑 세파에 휘청거리고 출렁임에 자맥질하던 인고는 적요하여 새벽이 된 침묵 여명 속에 일어나는 붉은 수줍음 알알이 오래 잊고 살아 온 그 첫 사랑 푸른 청춘은 갔지만 가슴에 아로새긴 그리움 찬 새.. 내 작품방/詩 마당 2012.12.11
장 담그는 날 장 담그는 날 양지 햇살이 노곤히 잠들고 솔가지 사이로 내려 온 바람 그네 타는 처마 밑 메주 창문 너머 그리움 고인 어느 村老의 눈자 위 곰삭힌 메주 속 주름진 골 무상한 세월 흐르고 볕 좋은 날에 먼 심해 왕소금 길어 와 긴 하루 재워 간수 후려내고 처마 밑 오랜 그리움 담는다. 간간.. 내 작품방/詩 마당 2012.12.08
겨울로 가는 흙의 노래 겨울로 가는 흙의 노래 - 박찬현 내 육신에 뿌리 내린 나무 가지 아득한 하늘 향해 기린처럼 긴 목을 바람결에 걸치고 나는 흔들리지 않을 흙이 되어 줏대 없는 겨울 나목을 안은 채 어둑한 하늘 아래 주검 되었지 모든 자양분을 다 주고도 그저 부족하다고 항변하는 나무들이 소요하며 일.. 내 작품방/詩 마당 2012.12.02
기도. 2 기도. 2 일상을 고운 채에 내리면 향기로운 노래 님 향하여 올려 보는 행간 기뻤던 시간과 감사했던 시간들 엮어서 감미로운 행복의 향연 님으로 부터 사랑을 호흡하게 되었고 사랑 하나 혈관을 타고 사랑 모두 동맥으로 방출되는 그 숭고한 흠숭을 알게 된 것이다 일상을 고운 채에 내리.. 내 작품방/詩 마당 2012.11.30
목마름을 채워 주는 것 목마름을 채워 주는 것 신 새벽 맑은 공기 폐부를 씻으며 목마름은 깊은 곳에서 솟은 옹달샘 한 바가지 청정수로 목마름을 적십니다. 영혼의 목마름은 무엇으로 적십니까, 세상은 맑음과 탁함이 섞였습니다. 모두 악하지도 선하지도 않습니다. 세파는 혼탁을 안고 흐릅니다. 뼈를 우려낸 .. 내 작품방/詩 마당 2012.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