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 박찬현 망각 햇살 속에는 늙은 기억들이 있다 낡아버린 유년의 해맑은 기억 구석마다 던져진 중년의 지친 기억 언제인가부터 기억의 끈을 놓아버린 후 고요라는 시간을 마주하고 무념으로 머리 올 쓸어 넘기는 그 손가락 마디마다 햇살 반지 고즈넉해 살아 온 세월이 내민 선물이런가, 망각이란 .. 내 작품방/詩 마당 2015.12.21
겨울 마당-박찬현 겨울 마당 어느 집주인의 혜량이 서녘 하늘에 붉게 걸린 태양을 둥글게 오려다 감나무 가지마다 걸었습니다. 풍요 속 빈곤을 겪는 도심 날 짐승들의 허기 채우려 튼실한 감 한 알씩 걸어 두었기에 위로의 나무 한 그루 새들을 품고, 동녘 햇살 풍요로 머금을 즈음 투명해진 홍시마다 새들.. 내 작품방/詩 마당 2015.12.21
지하철 승강장 도어 詩 -박찬현 지하철 승강장 도어 詩 -박찬현 연번 호선 역명 열차방향 승강장위치 시 작품 작가명 작품명 1694 2호선 낙성대 내선 7-4 박찬현 도자기의 꿈 545 5호선 답십리 상일동 3-3 박찬현 도자기의 꿈 1120 8호선 문정 모란 5-3 박찬현 도자기의 꿈하느님의 선물 도자기 꿈 투박한 질그릇이 되어도 좋겠.. 내 작품방/詩 마당 2015.12.03
세월이 간다는 것-박찬현 세월이 간다는 것 세월이 스쳐 지나가는 것은 나이가 층을 쌓아 가는 것이고 양지에 앉아 아픈 기억 털며 고독과 절친해지는 것이다 자잘한 기억 그 의미 없는 미소에 고독은 작은 어깨 감싸 주기도하고 얇아진 혈관 찌르는 치명적 편두통을 고독은 정적으로 가만히 머리를 품어준다 세.. 내 작품방/詩 마당 2015.11.12
된장-박찬현 된장 햇콩을 마른 장작불에 삶아 정직한 모습으로 빚어서 겨우내 수득한 곰팡이 꽃 정월에 간수를 걸러 낸 해수(海水) 항아리에 순명으로 층을 이루고 극기의 시간은 햇살 가득 품은 채 백 여일 지나 완전한 모습 갖추니 구도로 일궈 낸 햇살 정수이고 안주인 정성 가늠 짓는 가문의 잣대 .. 내 작품방/詩 마당 2015.11.09
입동-박찬현 입동 먼 곳에서 겨울이 오는 새벽 두 세상을 가르던 차폐 막 찬비가 처연히 내리고 노란 국화차를 다관에 앉히니 위로의 미소 머금은 벗의 따뜻함 기일 맞아 이승 찾은 내 아버지 향기 두 세상이 절망의 기로에 놓여 진홍빛 아픈 가슴 훑어 내리는 벗의 맑은 정 담긴 국화차 한 모금에 잠.. 내 작품방/詩 마당 2015.11.08
그대가 준 독배(獨不將軍) 그대가 준 독배(獨不將軍) 「악법도 법이다. -소크라테스」 그대의 독소 서린 심연은 타인의 마음 눈물로 적시고 그대 독소 절여진 혀는 타인의 뼛속 분쇄하니 유한의 권세 시간 지나면 죄업 천칭 무사히 넘지 못 하리 2015. 11. 5. 목 [이 세상은 영원한 갑도, 그에 아부하는 영원한 혀도 부.. 내 작품방/詩 마당 2015.11.05
감사(白骨難忘) 감사(白骨難忘) (친애하는 이규원 선생님에게 드리는 헌시) 양지의 담벼락에 등을 기대면 따사로움이 전신을 녹이고 먼 곳에 있을 이에게도 전하느니 그는 몹시도 마음이 따뜻하여 깊고도 드넓은 소우주를 가진 훈훈한 사람 벼랑 끝이나 세상 끝에서 올곧은 인정의 동아줄 건네 준 그러.. 내 작품방/詩 마당 2015.10.29
빛 속에서-박찬현 빛 속에서 해 저문 시간 등 하나 켜고 어둔 가슴 무릎 꿇고 앉아 정갈한 빛의 숨소리 경청한다. 날마다 내려앉는 먼지들 빛의 숨소리 가로질러 올 때 하얗게 털어내는 신 새벽 오래 갈무리했던 눈물 등 하나 켜둔 아래 뜨겁게 흐르고 2015. 10. 20. 내 작품방/詩 마당 2015.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