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고 싶다 -박찬현 나무이고 싶다 설록 박 찬 현 흙을 밟고 걷는다 발바닥을 통해 오르는 수액 팔 벌리고 눈을 감는다 손가락 지문 속에서 눈 뜨는 꽃눈 잊어버린 시간 속에 묻어 둔 초엽 내일의 희망이 된 토양 발가락 사이로 작은 기쁨들이 속닥거리는 야생화 야트막한 구릉들 따라 대양에서 기화되어 온 구름 조각들이.. 내 작품방/詩 마당 2010.03.26
도라지 꽃 도라지 꽃 작성자 박찬현(oilcolor) --> 번 호 8141 작성일 2003-02-06 오전 2:04:05 조회수 379 추천수 4 ***도라지 꽃*** 장마의 치마폭을 뒤집어 쓴 도라지 밭 그 한켠에 구름을 개켜놓고 물빛 슬픔을 뉘인다 순백색 삶 보라색 가슴녘 도라지 꽃처럼 살다 무지게 밟고 떠나는 여인 창호지에 걸린 달빛 포개서 긴-밤.. 내 작품방/詩 마당 2010.03.25
멀리 나와서-박찬현 멀리 나와서 설록 박 찬 현 춘설이 하도 길어 그 길 따라 걷다보니 동구 밖이네 찻잔에 띄운 매화 봉오리마저 피고 한삼 모시 단장한 여름 손잡고 돌아 오네 어느 산하 떠돌다 오는 길인지 하대명년 기다리다 멀리 나온 님 마중 춘설이 자주 내리더니 봄은 어디서 기다리는지 알 수 없다. 기다리던 손은.. 내 작품방/詩 마당 2010.03.23
하루-박찬현 하루 거울을 등 뒤에 세우고 가만히 입술에 손가락 대어 본다 오늘은 어느 만치 많은 말을 했는지 입술이 뜨겁다 거울을 줄곧 등 뒤에 세우고 손가락으로 나를 본다 침묵하지 않은 언어들이 거울 속에서 내 등을 빤히 보는 오늘 하루 설록 박 찬 현 말은 아름다운 집이다. 내 뜻과는 무관하게 상대방의 .. 내 작품방/詩 마당 2010.03.20
3월에-박찬현 3월에 설록 박 찬 현 3월 구릉에 눈이 내립니다 투박한 농부의 손끝에 향기로운 대지에 빗살무늬 토기 속 종자에 생명이 빛으로 태어나는 3월은 지극한 모성의 달 지천으로 새 생명을 토닥이고 그런 어머니 옷자락에 풍요로운 서설이 내립니다 내 작품방/詩 마당 2010.03.09
天地의 봄 평사리의 어느 봄날 (경남 하동군 평사리, 최참판댁으로 가는 길목 부근 풍경) [풍경으로 마음을 열며] ▲'해맞이' (김신영 詩)///--> 天地의 봄 설록 박 찬 현 생명은 운명의 빛으로 찾아오고 빛은 흙 속에서 살다가 푸른 대지 위에 집을 짓는 것 햇살 집에 사랑이 살고 뿌리 내린 사랑에 영혼이 살고 바람.. 내 작품방/詩 마당 2010.03.04
봄 날의 이야기 봄 날의 이야기 설록 박 찬 현 그렇게 봄은 모든 생명체의 태실입니다 겨우내 잉태한 사랑을 세상에 보듬어 내어 보내는 그 모성의 조근조근한 이야기들입니다 내 작품방/詩 마당 2010.02.27
고단한 날의 꿈 고단한 날의 꿈 설록 박 찬 현 현재라는 기억을 잃어가는 창백해진 머리 올 하나 둘......, 사람들 사이에 내려앉은 구름 흥건히 적셔진 세상 그곳에 서 있어도 창백한 머리 올은 시종 뻣뻣하다 용서하고 단념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은가 보다 이제 창백한 숲에 개나리 철쭉의 뿌리를 내리고프다 비오.. 내 작품방/詩 마당 2010.02.10
금언집 금언집 설록 박 찬 현 세상의 책장에 근엄하게 앉은 금언집 그 가르침대로 살기란 어려운 법 세상은 책장에서 걸어 나온 활자들을 생각하고 활자들을 기억하지만 허공으로 흩어지는 망각의 연기 그 공간 이름 없이 떠돌다 책장 속 주검이 된 언어 언제부터인가 주옥의 활자는 카타콤에 안장된 미라 사.. 내 작품방/詩 마당 2010.02.05
苦樂 苦樂 설록 박 찬 현 저 홀로 가슴을 할퀴며 공허하게 계곡 메우는 것은 흐르는 물일뿐이고 저 홀로 가슴앓이를 삭혀 내리는 忍苦의 시간은 담담한 산기슭일 뿐 서로 닮지 않음을 아우성 칠 일은 아닌 고로 놓여 진 처지대로 살아가는 것일 뿐 하여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내 작품방/詩 마당 2010.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