앓는 이를 눕히며 앓는 이를 눕히며 박 찬 현 삶의 행간에서 잠시 쉬어 보는 것 그것은 부지런히 길을 걸어 온 이의 휴식 내 오라비는 침묵을 입고 수행자처럼 고행한 길 버팀목의 몫을 다 하느라 수액 빠진 나무가 되어 에이는 칼바람 고독을 맞서 주검사이를 왕래 하는 햇살마저 땅거미 뒤로 숨어버린 시간 고독을 깔.. 내 작품방/詩 마당 2010.05.15
찾을 수 없는 것들--박 찬 현 찾을 수 없는 것들 박 찬 현 늘 삶에 젖어 살던 유년의 뜨란 허무한 바람을 둥글게 안은 비눗방울이었고 풍요롭던 부모님 그늘도 옮겨 앉은 미루나무 그늘의 요람 한낮 뻐꾹새 울음 탈색하지 않아도 오늘 만난 하늘에는 둥근 바람 모두 터져버린 꿈속 비눗방울들 멈추어 버린 시간 그늘에 비석이 되어 .. 내 작품방/詩 마당 2010.05.13
집으로 가던 날-박 찬 현 집으로 가던 날 박 찬 현 어제의 아버지 손길은 야생화 낮은 그늘에 잠들고 산비둘기 울음소리 햇살 실은 바람에 실려 오는 한낮 보이지 않는 어머니 젖은 마음 먼 하늘 가운데 곤히 눕는 자리 내일을 기다리는 그리움이 오수에 잠긴 시간 한 장의 엽서가 되어 팔랑거리는 뜨란 내 작품방/詩 마당 2010.05.13
만약 꿈이라 해도 만약 꿈이라 해도 박 찬 현 일상이 주행하는 길 혼돈에 묶여 고장 난 와이퍼 진로를 차단한 막다른 일기예보 굵은 빗방울은 자율의지를 팽개치고 사선을 그으며 시야를 그려댄다 일방적인 착각일까 삶의 노선을 잘못 선택 한 것일까 후진을 하기에도 보이지 않는 길 침묵의 정차는 이정표를 찾지만 소.. 내 작품방/詩 마당 2010.05.11
목동가는 길-박 찬 현 목동가는 길 박 찬 현 머리 깊숙이 파고들어 생각을 갉아먹고 사는 기생충 한 마리 지나간 길, 지하철이 뇌를 가로질러 통과하고 당산철교 아래로 산산이 무너지는 온몸 아픈 기억들의 편린들이 한강 위에 흩어져 황급히 달아나는 창백한 영혼 한낮 햇살만 무심천에 자맥질하고 갈매기 어부지리 노리.. 내 작품방/詩 마당 2010.05.09
신호등 신호등 박 찬 현 시간 배열에 맞추어 등화점멸 되는 녹색과 적색의 신호등은 길 위에 아름다운 언어소통이다 오래 동안 벗은 위험에서 적색등을 밝혀 지켜 주었고 안전하게 녹색등을 밝혀 건네주었다 친절도 병이 되어 벗의 머릿속을 몇 번이나 휘돌아 그림자마저 미덥지 않은 가시 돋은 찔레 담장으.. 내 작품방/詩 마당 2010.05.08
아주 작은 양심을 가졌다면... 아주 작은 양심을 가졌다면... 박 찬 현 바둑알이 흑백으로 격전을 치루고 있는 네모 칸들은 진영의 폭을 넓히고 좁히는 안력의 틈바구니에서 무실선 담장이 무너지고 또 세워지는 바둑알만큼의 영역 분쟁도 치열한 세상 손바닥 크기의 자존심 영토에도 생명의 세포가 자멸 해 나가고 삶은 미세하게 .. 내 작품방/詩 마당 2010.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