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호 종이강에 그린 詩]-바람의 힘-박 찬 현 [제70호 종이강에 그린 詩] 바람의 힘 박 찬 현 바람 속에 계절이 걸쳐 있고 계절 속에 가슴 저린 눈물 배어 있다 마주 걸어오는 시간 곁으로 물빛 감추고 사라지는 시간 오장육부를 관통하는 허무 당장 눈앞에 가로 놓인 현실 바스러지는 온몸의 고통 공허한 초침이 아득하게 들려온다. 삶의 무늬는 대.. 내 작품방/詩 마당 2010.10.08
[제58호 종이강에 그린 詩]-내일은-박찬현 [제58호 종이강에 그린 詩] 내일은 박찬현 창가에 드리워진 발 사이로 황금 햇살 직조로 짠 카펫 그 위로 가볍게 지나가는 내 유년의 그림 조각들 오래 잊었던 그리움 세월 벽장에 넣어 둔 낡은 사진 양 갈래로 땋은 머릿결 너머 이름조차 가물 해 진 설레 임들 간만의 달콤한 여유에 해묵은 책갈피에서 .. 내 작품방/詩 마당 2010.09.16
[제57호 종이강에 그린 詩]-오늘-박찬현 [제57호 종이강에 그린 詩] 오늘 박찬현 갑옷을 껴입고 오늘과 대적을 하는 칼날은 서슬 퍼렇고 온몸을 씻어 내리는 구슬 땀 안구를 절이는 왕소금 푼 물 한 치의 양보가 숨을 거두어 가는 검은 바람 사자(死者)의 마차(馬車) 파리한 주검들 사이에서 비릿한 냉기를 들이킨다 점잖은 것이나, 온유한 것이.. 내 작품방/詩 마당 2010.09.16
[제50호 종이강에 그린 詩]-장례식-박찬현/여름 끝 장마-박찬현 장례식 박찬현 나의 하늘이 몽땅 타 버렸다 스카이 블루 색상이 왕창 사라졌다 칙칙한 잿빛 공간 막막해 총총 땋아 내린 일곱 살 유년에 핀 꿈 실낱같은 뿌리 한 오라기 없이 나의 하늘 사라졌다 기쁨의 포말은 흩어지고 희망의 주검을 가슴에 매장 했다 나의 하늘이 왜 죽었는지 그 하늘을 내가 죽였.. 내 작품방/詩 마당 2010.09.12
[제42호 종이강에 그린 詩] 늪의 번뇌-박찬현 [제42호 종이강에 그린 詩] 늪의 번뇌 박찬현 썩어서 진창에 시궁창이 된 것을 더러 착각의 구획선을 넘는 날 어두운 침묵으로 고뇌의 강줄기를 거슬러 살 거죽이 벗겨지고 허연 뼈 드러난 그 영혼은 성찰의 구획선을 넘어 해탈의 공간에서 관음보살 미소 짓는 그윽한 수련 헛된 삶으로 병골이 되어 삭.. 내 작품방/詩 마당 2010.09.06
[제36호 종이강에 그린 詩]사색의 그림자-박찬현 [제36호 종이강에 그린 詩] 사색의 그림자 박찬현 저마다 생각의 깊이와 방향은 매우 달랐다 저마다 미워하고 곡해하던 모양새도 서로 알지 못했다 저마다 강한 개성은 심연에서 배어 나온 그 색상이 원초적으로 달랐다 삶을 피폐하게 만든 그를 혈흔 자국인양 많이 달가워하지 않았다 삶의 누를 끼친 .. 내 작품방/詩 마당 2010.08.31
[제28호 종이강에 그린 詩]적멸-박찬현 [제28호 종이강에 그린 詩] 적멸 박찬현 핍진한 삶의 폐기물을 숭숭 뚫린 폐에서 황폐하게 굳어 가는 간의 석회에서 욕망을 삼켜 분해를 망각한 췌장 그들이 모두 일어서는 날 육신은 슬픈 눈으로 그의 양심을 흘깃 볼 것이다 고독과 슬픔이 육신 속을 휘돌며 농이된 것 아집이 몹쓸 건강의 적을 소산하.. 내 작품방/詩 마당 2010.08.22
앓이-박찬현 앓이 박찬현 내 몸에 붉은 등 하나 속 앓이 머리앓이 더러 배앓이 살아 있기에 붉은 등은 켜진다 그러나 마음 앓이 좀처럼 멸균되지 않는 존재 염증은 신열을 동반하고 굴곡 짙은 왕소금길 건조한 스트레스 삶이 감겨진 나이테 그 나무가 완성되어 간다 부실하고 깊지 않은 뿌리 나를 닮은 나무들 숲으.. 내 작품방/詩 마당 2010.08.20
삼복 더위 속에-박찬현 삼복 더위 속에 박찬현 회색 구름이 바람을 밀고 가는 삼복 더위 하늘에 무거운 층 하나 투명한 생명이 흩 날린다 끊어질듯한 호흡을 연결 해준 투명한 입자들의 무리 무거운 삶을 실은 리어카에 무게중심을 잡으며 휘어지는 허리 파지 위에 투명함이 내려도 리어카 바퀴와 함께 마냥 웃고 있는 주름.. 내 작품방/詩 마당 2010.08.06
모자이크 인생-박 찬 현 모자이크 인생 박 찬 현 출렁이는 전선과 빼곡한 건물 옥상에 힘없이 축 늘어진 채 걸쳐진 무거운 시간들 그것이 오늘 하루를 마감하고 허기져 접혀진 시계 가끔 달리의 붓끝에서 무 혈색 시침으로 공허를 가른다 이렇게 힘든 모두에게 여백을 내어주며 돌아눕는 나 귀를 감싼 고호가 지난 길 아픔에 .. 내 작품방/詩 마당 2010.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