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돌아보면 언제나 돌아보면 설록 박 찬 현 여벌 없는 육신 더러움으로 얼룩은 만들지 말자 하면서도 연신 얼룩지는 것 늦은 밤 내리는 비를 보면서 저 빗줄기에 혹 나서 볼까 여벌 없는 육신 씻어나 보려고 하루해를 걷어 들일 때면 찜찜하게 부대끼는 마음바닥 마지막 나팔소리에 그리스도는 천국에서 지옥 속.. 내 작품방/詩 마당 2009.07.13
화무 火舞 설록 박 찬 현 아침의 맑음을 보고 싶은 날 시원하게 목을 축이고 싶다 그런 날은 태양 옷깃을 타고 까마득히 흘러 간 그 시간 속의 숲 속 이글거리며 나일론 바지를 틀고 안은 불꽃들의 춤사위가 마녀처럼 내 얼굴을 태우던 유년 암전의 터널을 오래 지나 마녀들의 자국만 안고 호흡하던 추억 꿈.. 내 작품방/詩 마당 2009.07.05
4원소 다음은 무엇인가 4원소 다음은 무엇인가 설록 박 찬 현 불씨 원소는 마른 장작을 보듬어 안고 바람의 원소를 가르며 화염기둥을 태워 올린다 흙의 원소는 고운 입자 고령토로 정제되어 물의 입자와 휘 감겨 빚어진 자기 쉬 꺼지지 않을 불가마 그 안에서 산고를 겪는다 불, 바람, 흙, 물 원소가 유백 도자기를 소산하는.. 내 작품방/詩 마당 2009.06.30
생과 사 생과 사 설록 박 찬 현 새벽이슬에 맺힌 그림은 그 무엇이었건 아름답다 긴 사막의 계절이 마음 위에 가로질러 누운 날부터 새벽이슬의 그림은 사라졌다 목을 축이기에 급급한 목덜미를 죄어 오는 손들 그 손에는 야비한 눈매가 번득이고 메스 같은 혀가 움직인다 처절한 혈관은 외마디 절규를 하는 .. 내 작품방/詩 마당 2009.06.27
봉사함이란 -봉사함이란- 설록 박 찬 현 아주 가끔은 더러는 그리고 아주 드물게 교회 안에서 높은 직위의 봉사자님께서 아래 봉사자들을 필요적절하게 이용하고 조용하게 제 자리에 돌려 놓습니다 그것을 알면서도 일을 하는 이유는 하느님을 위시 해 그분의 그림자 같은 교회를 위하여 나름 봉사를 하는 것입니.. 내 작품방/詩 마당 2009.06.26
아주 작은 여유 아주 작은 여유 설록 박 찬 현 가지고 온 것도 가지고 갈 것도 없다 마음은 늘 빈손을 청하는데 삶의 편린들이 들려진 손은 이래저래 불편하다 다독여 줄 인연도 하 많고 길목 줄거리 마다 널브러진 고지서 그렇게 세상에 진 빚도 많다 하루해가 저무는 곳에서 손을 헹궈내고 마음을 털어 낸 다 그것이 .. 내 작품방/詩 마당 2009.06.08
풀잎 풀잎 설록 박 찬 현 낡은 잔상 속에 누운 친구의 얇은 초엽이 오늘 문득 기억의 물결 가르고 유영 해 오는 삶의 종착역 개찰구를 지나 어른거리는 이승을 훠이 훠이 떠나던 그 세상 속에 머리 내어 밀 때 조촐한 축복이었고 어미의 산고만 있었을 뿐 맺힌 이슬은 해맑았다 21세기 삶의 종착역은 좁혀진 .. 내 작품방/詩 마당 2009.06.08
스승의 날에 감축 스승의 은혜 감사 드립니다. 육신은 세월의 강물에 저만치 흘러 지나 온 길목에 남아 있는 것은 옅은 흔적들 영혼 속에 담겨진 것은 볕에 흔들리는 새 하얀 빨래들 향기 그 잔영으로 남은 분 청아하고 맑고 곱게 살기를 그렇게 살아 온 분 계절이 빛과 바람으로 넘나 든 끝 세파에 부대낀 찌든 오.. 내 작품방/詩 마당 2009.05.15
오월 오월 설록 박 찬 현 창문 밖 희뿌연 물 커튼 세상 밖으로 걷어 내고 먼데 북한산을 앉혔다 맑은 빛으로 희석한 초록을 가지마다 덫 칠을 해보는 그 마음 끝에 버겁던 삶 하나 무거운 추로 달랑거리더니 흐드러진 철쭉 꽃잎들과 대지로 숨어들고 덫 칠한 초록 반짝이는 은빛 관을 쓴 오월 내 작품방/詩 마당 2009.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