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그곳에는 지금 그곳에는 설록 박 찬 현 눈부신 신부의 걸음마냥 산야를 단장한 그런 날 잔잔한 미소 머금고 평온히 눈을 감은 그리움 산새소리 허공 종종 거리는 그곳에 고운 베옷 입고 누운 가슴 깊이 싸한 그 그리움 진달래 꽃잎 한 움큼 감싸고 밀려오는 회한 흘러간 시간 속 주검은 저 빛나는 산야에서 천지.. 내 작품방/詩 마당 2009.05.05
내 슬픈 날의 풍경 내 슬픈 날의 풍경 설록 박 찬 현 오만과 편견이 이글거리는 불덩이로 빚어진 인간을 숨어서 노리던 악어가 단숨에 삼키고 흘리던 기쁨의 눈물 욕망과 이기로 충혈 된 거대한 아나콘다가 악어를 삼켜 내었다 포만감에 몸통을 뒤틀다 아나콘다의 배가 터졌다 인간도 악어도 아니콘다도 걸레 조각이다 .. 내 작품방/詩 마당 2009.04.24
부활의 여정 우리는 주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그분에게 살이 찢어지게 했고 부어 오른 상처들 사이로 응고 된 혈흔과 눌러 쓴 가시관의 가시가 피부 속을 깊숙이 파고 들었습니다. 그렇게 그분에게 온갖 능멸과 수치를 드렸으며 손과 발을 향해 들었던 망치, 그리고 그분은 뼈가 으스러지고 숨을 조이는 고통으.. 내 작품방/詩 마당 2009.04.17
새벽 새벽 설록 박 찬 현 그리움 하나 아픔으로 결려 살며시 만져보니 내님의 가시 면류관 한 부분 가진 것도 줄 것도 없어 말을 만드는 재주도 없어 눈 감고 오그린 초상 맑은 빛이 배여 오기 전 암전 하늘 아래 내리는 봄비 팔 뻗은 목련 눈을 비비는 새벽 겹겹의 표피 헤집은 생명 겨우내 인내가 수혈 받은.. 내 작품방/詩 마당 2009.03.03
장례미사를 모두 마치고 바쁜 나날들이 지나갔다. 카톨릭(보편적)종교에서는 사람이 운명을 하면 고인을 위해 어서 빠른 시간 안에 태초 세상을 지으신 하느님 곁에 가시길 기원하며 연도를 바친다. 이번 故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의 선종으로 각 성당에서는 시간을 간격으로 선종실에서 연도를 끊이지 않고 연결하여 연도.. 내 작품방/詩 마당 2009.02.21
가야 할 곳 아시아의 별 故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님 영원한 안식을 빕니다. 가야 할 곳 설록 박 찬 현 우리 모두는 시간의 배를 타고 흘러들 가고 있다 종착지의 시간은 저마다 다르지만 흘러서 모이는 곳은 여정의 끝 갈등하고 고뇌하고 더러 아파하고 힘들고 지친 풀잎들 삶의 무게에 눌린 가랑 잎 시간의 배가.. 내 작품방/詩 마당 2009.02.18
물 안개 물 안개 박 찬 현 빗물 알갱이가 둥둥 떠다니며 인적의 행간에 호흡하는 빗물이 포자로 흩어져 생명의 원소가 되고 치명타도 되고 초록은 빗물로 꽃잎을 개화하고 빗물에 녹아 스러지는 자연의 단막극 나의 스러짐도 스크린처럼 펼친 연무 위에 종지부를 그려 보는 아침 내 작품방/詩 마당 2009.02.09
수배된 현실 수배된 현실 박 찬 현 푸르른 하늘 마시면 마음이 넉넉하고 기분 좋은 바람에 춤추는 빨래가 한나절 상쾌하며 잔잔한 솔잎 향에 발을 담그면 진종일 부유했던 그런 나를 접어 종이 강에 종종 둥둥 뛰워 보냈지 오랜 뒤 종이 강을 둘둘 감던 날 좀 쓸고 오물 범벅 비루한 강 나는 영 존재하지 않았다 신기.. 내 작품방/詩 마당 2009.02.03
지하철 안에서 지하철 안에서 설록 박 찬 현 사념들이 굴절 되어 올 때 老 詩人의 고성 잡다한 전화 멘트 덤으로 이념의 사족들 어쩌다 빈자여야 할 문학이 귀족의 화려와 높이 올림을 받으려 했을까, 예술은 언론이 어용을 입었을 때 생사를 건 침묵으로 참상을 대변하는 것 오물의 강이 범람하고 있다 차라리 황무.. 내 작품방/詩 마당 2009.01.18
어느 별 어느 별 설록 박 찬 현 모르겠다 정녕 모르겠다 얇은 초엽이 된 너를 지금 하늘 어디쯤 떨고 있을 네별은 이미 흘러 간 미소 편린들 다음 날에 한데 어우러져 바람 결 같았던 옛이야기 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초엽마저 블랙홀로 사라진 네 미소 어두운 밤하늘이야 내 작품방/詩 마당 2009.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