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법,강은교-상한 영혼을 위하여,고정희 사랑법 강은교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그대의 살 속의 오래전에 굳은 날개와 흐르지 않는 강물과 누워 있는 누워 있는 구름, 결코 잠깨지 않는 별을 쉽..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0.05.04
목련-청하 권대욱~휴먼메신저/김영원 목련 木蓮 늙은 햇살이 쉬어가던 섬돌에 누워있는 아버지 흰 고무신에서 가끔은 진달래 꺾어주던 누런 흙 냄새가 난다 켜켜이 쌓인 꽃 이파리 모두 태워 하얀 숯으로 남긴 목련은 언제부터인지 무거웠던 짐 내리려 한다 몇 번이나 환생을 거듭 하였던지 죽어도 날개 접지 못 하는 철배이*되어 제 삶을 ..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0.05.03
장미 100송이---李英芝 청지기 - 새벽기도ㆍ23 李英芝 부름의 흐름 폭을 지나다 여미고도 마지막 꽃 잔 만을 빙 둘러 다시 촛불 앵두 빛 두 볼을 감싸 빛 새 날까 밤새다 입술로 대답하고 이 아미 봄 숙이고 이 푸른 벽돌에도 흐르는 이 아침을 가슴의 파랑 너울로 흐르도록 봉황새 파아란 눈빛으로 분홍의 속살에도 등 뒤의 먼..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0.04.28
새와 수면---이정환 새 한 마리 날아가는 하늘을 올려다보면 그 아래 이제까지 견고하던 세계가 꿈인 듯 흐물흐물해져서 ‘나’를 다 잊고 보다 큰 ‘나’를 느낍니다. 새와 수면-------------------------------이정환 강물 위로 새 한 마리 유유히 떠오르자 그 아래 쪽 허공이 돌연 팽팽해져서 물결이 참지 못하고 일제히 퍼덕거..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0.04.26
생각을 하려들면--금기웅 중세의 하늘, 중세의 구름이 지금 이곳으로 흘러 와있다면 믿어도 될까요. 생각을 하려들면-------------------------금기웅 가을 구름이 피렌체의 하늘 위에서 끝내 어머니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이의 손처럼 언제까지라도 허공을 붙잡으려 하고 있을 때 저녁 해가 올리브 나무들에게 옷장 저 깊은 곳에서 ..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0.04.24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하루 고은 저물어 가는 것이 얼마나 다행이냐 하루가 저물어 떠나간 사람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다행이냐 오 하잘것없는 이별이 구원일 줄이야 저녁 어둑발 자옥한데 떠나갔던 사람 이미 왔고 이제부터 신이 오리라 저벅저벅 발소리 없이 신이란 그 모습..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0.04.24
벚나무 위 집--김영찬 주눅이 든 벚꽃이 마지 못해 피었습니다. 어김 없이 ‘그때’가 되고 싶지만 녹록치 않은 개화의 문턱입니다.-설록- 벚나무 위 집 -----------------------------김영찬 벚나무 위에 집 짓고 싶다 벚꽃 환하게 피어 꽃등 켤 무렵 나는 나의 들창에 초승달 예쁘게 램프 걸어놓고 미루다가 읽지 못한 책을 실컷 읽..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0.04.19
뒤란의 봄---박 후 기 많은 것들을 유실한 무기력한 오후, 존재감의 느낌 조차도 느껴지지 않는 날들 의무감으로 마주한 이들과 의미없는 웃음을 여기 저기 흘리고 마지막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 와 마취제를 주입한듯 육신을 허무하게 팽개친 발치에 삶이 쇠뭉치로 달려 있었다. 버리고 싶어도 싶게 버릴 수 없는 생, ..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0.04.18
꽃 사설辭說--조 한 나 약속이 많은 토요일, 솜이 물을 먹은듯 맥 없이 누워서 일일이 찾아 가 볼 수 없는 곳에 작은 편지를 쓴다. 오늘은 故박명용 교수님의 유고 출판식이 있고 벗꽃 축제 책나눔 행사도 무산 시키고 조카의 아기 돐 잔치도 발길 놓지 못하고 그렇게 아픈 날이다. 꽃 사설辭說 ----------------------------조 한 나 ..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0.04.17
노랑붓꽃-나종영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노랑붓꽃 나종영 나는 상처를 사랑했네 작은 풀이파리 만한 사랑 하나 받고 싶었을까 나는 상처가 되고 싶었네 노란 꽃잎을 어루만지는 손길에 병든 몸이 뜨거워지고, 나는 사랑이 곧 상처임을 알았네 지난 봄 한철 햇살 아래 기다림에 몸부림치는 네 모습..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0.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