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매화--김 지 연 4월, 가슴 설레이던 달이었건만 우리는 싸늘한 4월에 잠기어 일렁이고 있습니다.-설록 홍매화 ---------------------------- 김 지 연 신문구독을 계약하고 받아놓은 전화기를 시골집에 택배로 보냈다 그곳엔 덩그렇게 큰집이 봄산처럼 넉넉한 품으로 어머니를 지키고 있다 또 어머니는 그런 집을 조심스레 모..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0.04.14
별-임영석 '좋은 시 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별 임영석 너도 혼자 거꾸로 물구나무서서 억만 년을 살아 봐라 눈에 불을 켜지 않고는 단 하루도 견딜 수 없을 것이다 재개발지역에서 밀려나고 정리해고로 쫓겨나고 비정규직으로 살다 보면 온몸이 캄캄한 하늘이 될 것이다 저 수 많은 별, 그 사람들 눈빛..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0.04.06
냉이꽃 한 송이도 제 속에서 거듭납니다 -도종환 '좋은 시 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냉이꽃 한 송이도 제 속에서 거듭납니다 -도종환 냉이꽃 한 송이도 제 속에서 거듭납니다 제 속에서 거듭난 것들이 모여 논둑 밭둑 비로소 따뜻하게 합니다 참나무 어린 잎 하나도 제 속에서 거듭납니다 제 속에서 저를 이기고 거듭난 것들이 모여 차령산맥 ..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0.04.06
소금꽃 -김영준 소금꽃 김영준 흐르지 않는 물은 썩는다 그러나 바닷물은 가두어도 썩지 않는다 살아 있는 염전의 물은 봄날의 살랑살랑 부는 바람과 따사로운 햇빛을 먹고 달빛과 별빛의 노래에 흠뻑 취하여 염부의 땀에 의해 우유빛으로 피어나는 순결의 소금꽃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수 많은 결정체가 곱다 사람..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0.04.06
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생각이 ---- 오규원 보고싶다 보고싶다 보고싶다 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생각이 --------------- 오규원 잠자는 일만큼 쉬운 일도 없는 것을, 그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어 두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는 밤 1시와 2시의 틈 사이로 밤 1시와 2시의 공상의 틈 사이로 문득 내가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 그 느낌이 내 머리에 찬물을 한 ..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0.04.05
해마다 봄이 되면 ---조병화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 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해마다 봄이 되면 -------------------- 조병화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 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땅 속에서, 땅 위에서 공중에서 생명을 만드는 쉬임없는 작업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0.04.03
'좋은 시 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좋은 시 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눈 -김수영 눈이 온 뒤에도 또 내린다 생각하고 난 뒤에도 또 내린다 응아 하고 운 뒤에도 또 내릴까 한꺼번에 생각하고 또 내린다 한 줄 건너 두 줄 건너 또 내릴까 폐허에 폐허에 눈이 내릴까 -시선집 『거대한 뿌리』민음사, 1997. 개정판 4쇄) -사진 : 다음 ..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0.04.03
無言으로 오는 봄 '좋은 시 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無言으로 오는 봄 -박재삼 뭐라고 말을 한다는 것은 천지신명天地神明께 쑥스럽지 않느냐 참된 것은 그저 묵묵히 있을 뿐 호들갑이라고는 전연 없네 말을 잘함으로써 우선은 그럴싸해 보이지만 그 무지무지한 추위를 넘기고 사방에 봄빛이 깔리고 있는데 할..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0.03.31
단 한 차례의 멸종------강정 바람처럼 아주 낯설고 먼 곳에 나를 데려다 놓았을 때 거기서 만나는 빗소리는 몇 생을 따라다니는 친근한 나의 또 다른 영혼의 분신 같음을 몸이 먼저 압니다. 단 한 차례의 멸종-------------------------------강정 대숲이 늘씬한 허리를 굽혀 바람과 맞서는 건 견디기 위해서가 아니다 소슬하게 우는 푸른 ..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0.03.30
고사목 ---- 최을원 고사목 ---------------------- 최을원 더 이상 오를 곳은 없다 푸른 살들은 남김없이 제단이 바쳐졌다 내게 깃들던 것들은 모두 허공 속에 둥지를 틀었다 그리움마저 단단하다 그러나 나는 유년처럼 설렌다 천 개의 태양이 지나간 길들을 되집어 나는 내 속을 돌고 있다 머릿속까지 타들어 가던 그 작열의 ..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0.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