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야생화 광목에 수놓아 피운 들꽃 바늘 길 잠시 멈춰 선 곳 밤하늘 가로지른 별 하나 동공 속으로 내려앉던 날 들꽃 무리 하늘로 올라갔다 잠잠한 은하가 출렁일 때 광목 위에 수놓던 들꽃 그 맑은 얼굴들 고개 내민다. 작고 여린 들판의 꽃들은 사람들에게 보잘것없었으나 밤하늘 사랑으..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8.02
기억 하나 기억 하나 이끼 앉은 좁은 골목 머리에는 다난한 기억들 잔뜩 이고서 힘겹게 과거를 거슬러 간다. 햇살마저 발꿈치 들고 지나던 골목에 잔뜩 웅크린 그늘진 바람 발목에 찰랑이는 곳 오래 된 이기적 침묵 터전 손바닥크기 창문에 별이 살고 꿈 하나 캔버스에 키우며 매일 바람과 물을 주..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7.31
우리에게 인생이란 우리에게 인생이란 살아있는 시간은 장대하며 저마다 쌓아 올린 궤적은 모두 고귀한 성곽이다 비록 여정을 마감하는 문턱을 넘어도 한 인생이 남긴 작고 큰 작품은 모래성이었다. 모래알 응축한 그 시간들이 일말의 파도에 부서져도 역시 빛나는 아름다움이다.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7.31
정전 협정 60년-2013.7.27 정전 협정 60년-(2013.7.27) 짙푸른 청춘들이 목숨의 부재를 예고한 공포와 혼란의 격류에서 그들은 암흑의 짧은 생애를 지고 포연 드리운 루비콘 강을 처연히 건너갔다. 피비린내를 맡지 못 하면 생명을 내 놓아야 하는 참혹하고 처절한 살육전 그것이 전쟁이다. 지구상 명분 없는 이념 인들..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7.29
장마의 이분법 장마의 이분법 하늘과 땅 사이 드리워진 빗 금친 빗줄기가 수직으로 발을 내린 공간 세월 삭정이 뼈마디들은 손수레 의지하며 연명나선 연로한 좌판 상인들과 연거푸 내리는 비 요일을 뒤집어 쓴 행인들 뇌를 분쇄하는 편두통 뇌혈관 튤립 되어 폭발 관절 마디 드립 하는 습기 일말의 기..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7.25
천상의 집 천상의 집 천상의 집은 땅 위에서 하늘에 짓는 것이다. 집의 터전과 주춧돌은 매일의 기도로 주님과 대화하고 성서에 담긴 말씀을 묵상하는 것입니다. 그 집의 정원 꾸미는 방법은 이웃을 위한 자발적 희생을 하면 붉은 장미 한 송이가 피어납니다. 한 번의 의로운 생각과 행동은 홍매화..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7.24
명암(明暗) 명암(明暗) 서쪽으로 밀려가는 시간의 가장자리에 한 줌 햇살의 여분과 재충전의 어둠도 있고 잘나고 못난 생명들이 그렇게 하루를 마감하는 삶의 바탕인 생태 모두에게 주어진 빛과 그림자 모두에게 주어진 생과 사 그 보편적인 평등은 편견의 저울을 모른다.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7.21
사랑 나무 사랑 나무 사랑은 은혜의 대지에서 태어 나 성장하고 아파하고 치유되고 사랑은 자비의 대지에서 태어 나 나누고 보듬고 토닥이고 봄 여름 가을 겨울 순환의 환희가 계절의 꽃이 되어 영원무궁 감추어진 희생의 자잘한 뿌리 그 혈관 타고 흐르는 태초의 심장소리 기억하며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7.21
하나 되기 하나 되기 내 안의 나를 지켜보기에도 여념이 없는데 하물며 내 밖의 타인을 왈가왈부 할 엄두조차 없어 표주박 가득 채운 하늘 한 모금 마시고 서늘한 아침 안개 그 가운데 앉아 영육을 헹구는 나는 늘 표리부동하여 늘 표리일체를 꿈꾼다. 내 작품방/詩 마당 2013.07.19